한국의 대표적 다큐멘터리사진가 최민식은 50년 동안 가난과 싸우며 끈질기게 살아가는 사람들 사
진을 찍었다. 그 사진 안에는 전쟁과 개발 그리고 독재에 대한 비판의 휴머니즘이 있고, 사회 변화에
대한 역사성이 담겨 있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 사진계 일부에서 표현력의 독창성에 경도된 관점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그의 사진은 형식의 변화도, 새로운 해석도 없는 B급으로 평가받았다. 이 글은
이러한 평가의 문제에 대한 반론 차원에서 작성된다. 최민식은 휴머니스트의 사진가가 해야 할 일로
인간 속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확보하고 그것을 부활시키는 것,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 했
다. 리얼리즘 안에서 그는 생존, 노동 그리고 가족이라는 큰 세 개의 범주로 휴머니즘을 사진으로 재
현했다. 셋 가운데 ‘생존’은 최민식이 가장 강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문제의식으로 주로 밥을 먹거나
먹여주는 장면에서 찾을 수 있고, 두 번째로 ‘노동’은 삶을 처절하게 극복하기 위해 노동하는 사람들
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리고 ‘가족’은 고통을 가족 공동체 차원으로 극복해 나가는 한국 특유
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루카치 미학 차원에서 볼 때 그의 사진은 리얼리즘의 충분한 작품성을 갖
춘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