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의 여초(女超)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그동안 단일한 집단으로 간주해왔던 탈북자들의 집단 내적 다양성에 주목할 필요가 증가하였다. 탈북여성과 남성의 적응상의 차이를 규명하기 위하여 물질주의, 집합주의, 개인주의, 가족주의, 전통적 성역할 성향 등의 가치관의 변화를 성별에 따라 비교하고, 가치관이 사회문화적 적응 및 만족도에 대한 성별 효과를 매개하는지 살펴보았다. 1995년 이후 입국한 18세 이상 탈북자 195명(남성 84명, 여성 111명)의 설문 자료를 분석하여 비교해 본 결과, 북한에 있었을 때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물질주의, 집합주의, 가족주의, 전통적 성역할 성향을 더 높게 가지고 있었으나 남한에 온 이후에는 성별 차이가 수렴되어 가족주의 점수에서만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쌍체 t 검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에 비해 가치관 변화를 더 크게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전통적 성역할태도와 물질주의 성향이 약화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회적 활동제약, 개인적 차별, 정서적 문제, 사회적 소외 등으로 조사한 사회문화적 적응에서는 정서적 문제에 있어서만 성별 차이가 나타났고, 남성이 여성보다 문제를 더 높게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건강, 자기 자신, 삶의 주위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사회문화적 적응과 만족도에 있어서의 성별 차이는 가치관 점수를 통제할 때 사라졌으며, 이는 가치관이 성별 효과를 매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탈북여성이 남성보다 사회문화적 적응에 유리한 조건에 있으며 더 탄력적으로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