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통법’이라 한다)은 금융업의 제도적 틀
을 금융기관 중심에서 금융기능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즉, 증권거래법, 선물거래
법,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하 ‘간투법’이라 한다), 신탁업법 등 자본시장 관련 법률
에서 규정하고 있는 금융업을 기능별로 재분류하여 금융투자업을 4개의 인가업무(투자매매업ㆍ투자중개업ㆍ집합투자업ㆍ신탁업)와 2개의 등록업무(투자일임업ㆍ투자자문
업)로 나누어 총 6개의 금융투자업으로 구분하는 한편, 동일한 성질의 금융기능에
대하여는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도록 하고,1) 그 규제는 모든 금융투자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제와 6개 금융투자업의 업종별 특성에 따른 규제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자통법상 집합투자란 “2인 이상에게 투자권유를 하여 모은 금전 등 또는 「국가재
정법」 제81조에 따른 여유자금을 투자자 또는 각 기금관리주체로부터 일상적인 운
용지시를 받지 아니하면서 재산적 가치가 있는 투자대상자산을 취득⋅처분, 그 밖의
방법으로 운용하고 그 결과를 투자자 또는 각 기금관리주체에게 배분하여 귀속시키
는 것”을 말한다(자통법 제6조제5항). 자통법은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하는 법적 기구
(집합투자기구)를 다양화하고 있다(동법 제181조 내지 제282조). 즉, 집합투자업자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집합투자재산을 종전의 투자신탁 및 투자회사 외에 투자유한회
사(상법상 유한회사)ㆍ투자합자회사(상법상 합자회사)ㆍ투자익명조합(상법상 익명조합)
및 투자조합(민법상 조합)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그에 따른 설정ㆍ설
립 및 해지ㆍ해산 절차, 집합투자자 총회, 집합투자증권의 환매, 집합투자재산의 보
관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신탁이란 “신탁설정자(위탁자)와 신탁을 인수하는 자(수탁자)와 특별한 신임
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특정의 재산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
고 수탁자로 하여금 일정한 자(수익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 처분하게
하는 법률관계”를(신탁법 제1조 제2항) 말하고, 이것을 영업으로 하는 것을 신탁업이
라 한다(동법 제6조제8항). 우리나라 신탁업은 은행의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고, 금전신탁은 증권에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였으므로, 1969년 “증권투자
신탁업법”의 제정으로 도입된 증권투자신탁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다. 특
히 신탁법 제30조 단서 규정에 의하여,2) 개별 투자자별로 펀드를 운용하는 단독운
용 뿐 아니라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합하여 운용하는 합동운용 상품의 취급이 가능하였다. 실제에 있어서도 금전신탁상품의 대부분은 합동운용상품이었으므로, “신탁
업법”에 의한 금전신탁제도와 “증권투자신탁업법”에 의한 증권투자신탁제도는 경제
적 기능에 있어서 실제적인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였다.3) 그러나 “신탁업법”과
“증권투자신탁업법”상 양자의 제도적 장치가 서로 상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상호 중복되는 부분이 확대되고 있었고, 양자 사이의 구분이 부재하다는 데서 파생
되는 규제와 투자자 보호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4)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2003년 10월에 제정된 간투법은 2004년 7월부터 동법 부
칙 제14조 제2항에 의하여 불특정금전신탁의 신규 취급을 금지하였다. 또한 동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에서, 신탁회사는 공동으로 운용할 목적으로 신탁상품을 모집하
거나 판매할 수 없게 하고, 금융감독위원회는 신탁업감독규정 제12조 제4항에서 특
정금전신탁에 속하는 금전을 합동하여 운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었다. 이러한 합동
형 금전신탁상품의 판매금지는, 신탁을 위탁자 겸 수익자와 수탁자간의 개별적 대응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경제적 기능만을 뒷받침하는 제도로 운영하겠다
는 금융감독당국의 정책적인 판단이었고, 불특정금전신탁에 집합투자제도로서의 역
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5)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자통법에서도 신탁
을 집합투자기구로 상정하고 있지 않으며, 역시 신탁업자가 여러 신탁재산을 집합하
여 운용하는 행위, 이른바 신탁재산의 합동운용을 금지하고 있으며(동법시행령 제109
조 제3항 5호), 신탁업자가 자통법에 의하여 신탁재산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하여 수
탁한 금전을 예외적으로 공동운용하게 되는 경우에도 이를 집합투자로 보지 않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동법 제6조 제5항 3호, 동법시행령 제6조 제4항 2호). 따라서 신탁업
자는 자통법의 시행으로 동법상의 금융투자업자(동법 제102조 내지 제117조)와 투자
신탁에 있어서 집합투자업자의 투자신탁재산을 보관 및 관리하는 자(동법 제80조 제
1항)로서만 규제를 받게 된다. 결국 자통법하에서 신탁업자는 2인 이상의 투자자로
부터 금전 등을 모아서 운용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을 취급할 수 없다.6)
이하에서는 은행이 신탁업과 집합투자업을 영위하는 경우에 자통법이 적용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고7), 자통법 시행에 따른 은행권의 자산운용업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