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해방 이후 원불교와 천도교에서 제시한, 건국론에 나타난 중도주의와 시민적 공공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작성되었다. 오늘날 원불교와 천도교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통일운동과 시민운동이 당시 정교동심(政敎同心)의 이념 하에 제출한 건국방략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산 송규에 의해서 작성된 원불교의 건국론은 건국사업에 필요한 정신적 토대를 구축하고, 이어 정치, 교육, 국방, 건설과 경제의 방책을 제시하고, 최후로 진화의 도를 제시하였다. 아직 열악한 민중의 정신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도덕 분야에 뛰어난 자를 우대하고 세습법을 철폐하여 약자(弱者)에서 강자(强者)가 되는 진화의 길이 필요하다는 것과 대국적인 견지에서 마음을 살피는 중도주의와 미국이나 소련 등 국가 간이나 관리와 민중, 자본가와 무산자 등이 중도주의의 입장에서 좌익, 우익의 경계를 넘어서서 서로의 길을 인정하고 서로 협력하는 길을 모색하였던 것이다. 이에 비해 천도교는 인내천(人乃天)의 종지에 따라 인간이 진화상의 최정점에 있다고 파악하고, 낙원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민족개벽과 사회개벽을 주장하였다. 이에 천도교에서는 민족 자주의 이상적 민주국가의 건설과 동귀일체(同歸一體)의 신생활(新生活)에 기반한 경제제도의 실현, 사인여천(事人如天) 정신에 맞는 새로운 윤리의 수립을 목표로 하였다. 천도교 역시 미국이나 소련에 일방적으로 치우치거나 좌, 우익에 편향되는 것을 경계하고, 중도주의 입장에서 민주정치, 민주경제, 민주문화, 민주도덕이 실현되는 신민주주의의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였다. 또한 원불교와 천도교에서는 건국론에서 시민적 공공성의 방안을 제시하였다. 원불교에서는 송규가 상호간에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폐단을 제시하여 시민적 공공성의 실현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제시하였고, 박창기가 회중을 대상으로 공공성의 기초단위를 마련한 뒤, 회원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인권정치의 바탕위에 여론을 중시하는 대중정치와 공개정치를 통한 의사수렴방식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을 통해 볼 때 원불교는 개인 간의 주체의 인정과 인격의 존중, 그리고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여론을 조성해 가는 시민적 공공성의 원리를 중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천도교에서는 인내천의 종지에 따라 사인여천의 윤리, 인간지상의 도덕, 평등자유의 제도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누구나 자유와 평등의 권리를 향유할 수 있도록 입법, 사법, 행정 담당자를 선거하고 파면하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국민이 주권자가 되는 길을 제시하였고, 봉건적 제 관계나 식민지적 성격, 친일 자본가와 지주 등의 반동적 파쇼 등을 타파하여 개인, 사회, 국가 간에 불평등한 관계를 제거하고자 하였다. 원불교에서 주장한 중도주의 입장에서 계급 간에 화합을 꾀하고,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상호간의 의사소통과 공론을 중시한 것은 오늘날 민족통일과 시민사회 운동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천도교에서 계급대립을 해소하고, 국민들이 주권자가 되어 불합리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제도적 개혁을 추구하였던 것은 오늘날 참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측면의 분석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