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OECD의 Education 2030 프로젝트에서 제시된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미술교육에서 학습자 주체성을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새롭게 사유하고자 하였다. 근대 이후 주체는 합리성과 자율성을 지닌 중심적 존재로 이해되어 왔으나, 이러한 시각은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에 본 연구는 브뤼노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과 미셸 세르의 준대상(quasi-object) 개념을 이론적 틀로 삼아,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의 전시 《리미널》(2025)을 분석하고, 그 시사점을 통해 미술교육에서 학습자 주체성을 재조명하였다. 그 결과, 준대상 개념이 주체성을 ‘위치’의 개념으로 전환시킴에 따라 학습자의 행위는 준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우회하고 변형되며 의미를 생성하는 관계적, 혼종적 행위성으로 재정의된다. 이러한 관점은 학습자 주체성을 개인의 능동성으로 한정해 온 기존 논의를 넘어, 인간과 비인간의 얽힘 속에서 공동으로 행위성을 구성하는 존재로 확장하며, ‘주체성’과 ‘포용성’이 함께 작동하는 관계적 존재 방식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학습자 주체성을 관계 속에서 이동하는 역동적 개념으로 재사유함으로써, 근대적 주체 개념의 한계를 넘어서는 미술교육의 대안적 실천을 위한 이론적 토대로서 기능할 것이다.